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유퀴즈 빌 게이츠 추천 책 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유퀴즈 빌 게이츠 추천 책 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빌 게이츠가 극찬한 인생 책, 그리고 유퀴즈의 한 장면
2023년 방영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등장한 빌 게이츠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나누며 자신의 인생 책 중 하나로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를 꼽았습니다. 게이츠는 이 책을 읽은 후 "인류가 얼마나 많은 진보를 이루었는지, 얼마나 폭력에서 멀어졌는지"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빌 게이츠는 실제로 자신의 블로그 ‘GatesNotes’에서도 이 책을 강력 추천하며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중요하고 감동적인 책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이 말하는 인류의 긍정적인 진화는 과연 어떤 근거를 갖고 있으며, 이 책에 대한 반론도 존재할까요?
스티븐 핑커는 왜 인류가 점점 ‘덜’ 폭력적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가
스티븐 핑커는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이며 인지과학자, 언어학자입니다. 그는 『빈 서판』,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등 과학 대중서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인류의 폭력은 역사적으로 꾸준히 감소해왔으며, 지금은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주장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주요 주장
- 선사시대와 중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폭력적이었다
핑커는 선사시대 유골 분석, 중세 형벌, 고대 전쟁 사례 등을 통해, 과거 인류가 얼마나 높은 비율로 타인을 죽이고 해쳤는지를 보여줍니다. 20세기 양차 세계대전이 있었음에도 과거보다 폭력률이 훨씬 낮다는 분석입니다. - 폭력 감소의 6단계 진화
핑커는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인류의 폭력이 감소해왔다고 봅니다:- 국가의 형성
- 상업의 발달
- 여성의 지위 향상
- 계몽시대의 인도주의 혁명
- 인권운동
- 정보와 문명의 확산
-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란?
인간 본성 안에는 폭력을 억제하는 내재적 장치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핑커는 이를 네 가지로 제시합니다.- 공감
- 자기 통제력
- 도덕성과 이성
- 윤리적 진보
- 계몽주의의 힘
핑커는 특히 계몽주의의 영향을 강조합니다. 18세기 이후 나타난 인도주의적 사상, 이성 중심의 철학이 폭력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입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통계적 기반과 데이터 활용
핑커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국제 전쟁 사망률, 살인률, 고문과 처형에 대한 역사적 기록, 여성과 아동 폭력 통계, 동물권 운동의 확산 등 수많은 도표와 그래프를 책 전반에 활용합니다. 특히 살인률의 감소 그래프는 많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의 방식은 심리학, 역사학, 통계학, 인지과학을 융합한 융합형 접근법으로, 한 명의 저자가 다룰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방대한 작업이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비판적 시각: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 필립 드와이어의 반론
이 책이 대중과 언론에서 극찬을 받은 반면, 학계에서는 반론도 적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호주 뉴캐슬 대학교의 역사학자 필립 드와이어(Philip Dwyer)는 핑커의 주장에 반박하며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The Darker Angels of Our Nature)』를 출간했습니다.
드와이어의 주요 비판
- 폭력의 정의가 애매하다
드와이어는 핑커가 ‘폭력’을 협소하게 정의했다고 지적합니다. 단순한 살인과 전쟁만을 폭력으로 간주하면, 구조적 폭력(예: 식민주의, 노예제도, 경제적 착취)은 배제된다는 것입니다. -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미화 우려
핑커는 유럽의 계몽주의를 폭력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본 반면, 드와이어는 이 계몽주의가 식민 지배와 제국 확장의 사상적 기반으로도 작용했다고 지적합니다. - 현대 사회의 새로운 폭력 형태를 간과
인터넷 혐오 표현, 대량 감시 체제, 정치적 테러 등 현대의 비전통적 폭력 형태는 핑커의 분석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통계의 선택적 사용
핑커가 사용하는 데이터 중 일부는 신뢰성이 낮거나 출처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고대 시대의 살인률이나 전쟁 사망률은 자료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정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철학적 반향과 현대적 적용
핑커의 책은 단지 과거를 통계로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의 진보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로 작동합니다. "문명이 진화할 수 있다", "우리는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자뿐 아니라 교육자, 정책 입안자, 일반 독자에게까지 울림을 줍니다.
그러나 드와이어의 비판이 알려주듯, 이러한 서사는 단순한 낙관주의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진보는 단절 없는 직선이 아닌, 부침과 반복이 있는 곡선이기 때문입니다. 전쟁과 테러, 기후위기, 인공지능에 따른 윤리 문제 등 현재 우리가 마주한 문제들은 '폭력'이라는 개념을 확장해서 보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결론: 진보와 경계, 두 시선을 함께 품어야 할 시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는 폭력의 역사를 통계로 분석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빌 게이츠가 인생 책으로 꼽은 이유도 그 희망적인 서사와 과학적 분석의 조화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낙관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와 같은 비판적 읽기가 병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인류는 진보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폭력을 만들어냈습니다. 인간의 본성 안에는 선한 천사와 악한 천사가 모두 존재하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두 책은 그 선택의 무게를 알려주는, 서로를 보완하는 ‘쌍둥이 거울’과도 같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